[강대호의 먹튀 링크 읽기] 사회 새내기의 성장기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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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호의 먹튀 링크 읽기] 사회 새내기의 성장기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 강대호 칼럼니스트
  • 승인 2025.04.26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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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호 칼럼니스트]스핀오프 드라마는 본편의 후광에 힘입어 출발한다. 하지만 숙명과 싸워야 한다. 본편의 그림자라는 숙명.

이런 면에서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은 본편인 <슬기로운 의사 생활 시리즈의 그림자와 싸우고 있다. 두 시즌 동안 쌓인 인간적인 의사 캐릭터들의 성장 서사, 이들이 벌이는 감동적인 의술의 향연, 그리고 대중들이 응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간 러브라인 등을 잘 버무린 드라마라는 그림자.

하지만 방영 3주 차를 앞둔 지금, 언론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다. 원작의 명성을 앞세운 현실성 없는 드라마라는 평.

현실과 다른 병원, 그래서 판타지?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하, 언슬전)은 ‘에그이즈커밍’이 제작했다.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시리즈를 만든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는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제작자 자격이나 자문 방식으로 제작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언슬전의 감독은 KBS 출신인 이민수가 맡았고, 극본은 <응답하라 1988과 <슬기로운 의사 생활 시즌 1의 보조 작가였던 김송희가 맡았다. 스핀오프인 <언슬전은 본편 ‘슬기로운’ 시리즈의 세계관을 이어받았지만, 감독과 작가로만 보면 전혀 결이 다른 드라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언슬전은 기구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2024년 초 제작을 마치고 5월 편성을 계획했는데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으로 2월부터 전공의들이 파업에 돌입한 것.

그러니까 드라마의 주인공도 뉴스의 주인공도 전공의였다. 심지어 부정적 이슈라 드라마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언슬전은 방영이 연기되었고, 해를 넘긴 2025년 4월 12일부터 주말 드라마로 선보이고 있다. 의정 갈등이 완벽하게 봉합이 되지 않았지만, 즉 지난 1년 경험한 의료 서비스의 불안이 아직 남아 있지만, 더는 방영을 늦출 수 없다는 방송사와 제작사의 판단이 반영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전공의가 주인공인 <언슬전을 보며 전공의 파업을 떠올리는 이들이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보인다. 언론의 부정적 평가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병원을, 특히 산부인과를 현실과 다른 판타지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이런 지적 등에 제작진 측은 사회 새내기인 주인공들이 한 직장에서 함께 적응하며 우정을 쌓아가고 성장도 해가는 드라마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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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은 시청자의 몫

언론의 비판이 이어지자 <언슬전 제작진 측은 ‘만들어서 푸는 것’까지는 자기네 몫이지만 ‘물어뜯든 깨물어보는’ 건 시청자의 몫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맞는 말이다. 먹튀 링크의 주요 갈래인 드라마는 대중에 의해 운명이 결정된다. 언론이나 평단의 비판과 달리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고 언론 등의 찬사와 달리 대중의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도 대부분의 드라마는 응원하는 시청자가 있기 마련이다.

<언슬전도 마찬가지다. ‘슬기로운’ 시리즈와 비교해 낮은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매회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 4회 닐슨코리아 기준 시청률이 전국 5.1%, 수도권 5.8%였다. 3%대에서 출발해 5%대를 넘겼다.

잔잔하게나마 시청률이 올라가는 추세에는 새로운 얼굴이 주는 신선함도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일부를 제외하고 <언슬전에 출연하는 주인공을 포함한 거의 모든 배역은 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얼굴들이다.

이들 중에는 신원호 크리에이터의 보석함에서 나온 배우도 있다. 과거 인터뷰에서 신원호는 신인 배우를 보석함에 보관해 둔 보석으로 비유하곤 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슬기로운’ 시리즈 오디션 영상을 보면 신원호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 환자나 보호자, 혹은 주인공 가족이나 병원 스태프 등 작은 역할의 배우라도 세심하게 분석하는 신원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가능성 있는 배우들을 보석함에 차곡차곡 쌓아두며 <언슬전까지 인연을 이어오지 않았을까.

그 보석함에서 꺼냈는지 <언슬전에서 환자나 보호자로 등장한 배우들의 얼굴은 낯설었다. 하지만 그만큼 현실 속 환자다웠고 보호자처럼 보였다. 이들의 연기에 몰입하며 시청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즉 연기를 잘했다는.

특히, 주인공들의 선배 구도원 역할로 출연하는 정준원 배우가 눈에 띈다. 신원호 크리에이터가 인터뷰에서 보석함에 보관해 둔 배우라고 콕 집어 실명을 언급한 인물이다.

정준원 배우는 서글서글한 인상과 안정적인 목소리 덕분에 모든 이에게 신뢰받는 구도원 캐릭터에 잘 어울린다. 게다가 주인공 오이영(고윤정 분)과 러브라인으로 엮일 가능성도 있어 주목받는 역할이기까지 하다. 덕분에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받는 배우가 되어가고도 있다.

이렇듯 비판하는 언론이 있는가 하면 옹호하는 대중들도 있다. 언론은 <언슬전이 현실 속 병원이 아닌 판타지 세계라고 지적했지만, 이런 판타지를 기다린 시청자들도 있는 모양새다. 누군가에겐 판에 박힌 서사 구조일지 몰라도 직장 동기로 만난 사회 새내기가 함께 우정을 쌓아가고 성장도 해가는 예쁜 이야기가 어떤 이에게는 위로로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판타지의 미덕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현실 속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우니 가상으로라도 경험하게 하는. 어쩌면 대중들이 판타지 소설이나 웹툰, 혹은 영화를 보는 이유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 그저 이야기로라도 맛보고 싶다는.

이런 면에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은 ‘슬기로운’ 시리즈의 그림자와 싸우는 한편 대중들에게 위로받는 따뜻한 판타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언론의 비판에 제작진 측이 밝혔듯 드라마 해석과 평가는 대중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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