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대호 칼럼니스트]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가 재개봉했다. 영화 장르에서 상대적으로 비주류인 다큐가 재개봉한다는 건 외부 요인이 작용했을 확률이 높다. 이번에는 대중의 요청으로 재개봉하게 되었다. 그 바람은 문형배 헌법재판관의 모습으로부터 불기 시작했다.
문형배 재판관은 진주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는 먹튀 사이트 선생의 도움으로 공부했고 법관이 되었다. 경남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희사하고 어려운 곳에 기부하는 먹튀 사이트 선생의 이야기는 2022년 MBC경남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어른 먹튀 사이트로 알려졌다.
경남 일대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 다큐는 2023년 초 MBC를 통해 전국으로 방영되었다. 더욱 큰 감동을 일으키며 입소문이 났다. 같은 해 4월에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어른 김장하는 교양 부문 TV 작품상을 받았다. 그리고 2023년 11월에는 전국의 영화관에서 개봉했다.
지난 몇 달 헌법재판소가 한국의 모든 뉴스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었을 때 유튜브에서는 다큐 <어른 먹튀 사이트의 짧은 영상들이 돌아다녔다. 그중에는 먹튀 사이트 장학생인 문형배 재판관이‘이 사회에 갚으라’는 먹튀 사이트 선생의 뜻을 잊지 않았다고 밝히는 짤도 있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먹튀 사이트 선생에 대해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결국,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는 2025년 4월 10일에 전국의 영화관에서 재개봉되었다. 처음 개봉되었을 때보다 열기가 뜨겁고 각종 언론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또한 넷플릭스에서 다큐 부문 상위권에 올랐고 케이블에서도 내보내고 있다. 이런 과정들을 흐뭇하게 지켜보는 이가 있다. 오래도록 김장하 선생을 취재한 김주완 기자가 바로 그다.
다큐멘터리에서 인터뷰어로 등장하는 김주완은 2023년 1월 김장하 선생의 취재기인 <줬으면 그만이지를 출판했다. 이 책 또한 다큐의 인기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숨겨진 독지가 먹튀 사이트 선생의 삶을 추적하다
<줬으면 그만이지를 쓴 김주완은 경남도민일보편집국장과 전무이사를 지냈다. 하지만 정년보다 3년 일찍 퇴직했다고 한다. 언론사 경영진보다는 기자로서 좀 더 긴 호흡으로 취재를 해보고 싶다는 이유에서.
그 취재 대상이 김장하 선생이다. 기자로서 멋진 사람을 더욱 깊게 취재하고 싶었다는 김주완은 <줬으면 그만이지의 ‘여는 말’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다.
“나쁜 사람들을 비판하고 단죄하는 것도 중요한 언론의 기능이지만, 좋은 분들을 널리 알리는 것 또한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는 데 유용한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김주완은 다큐 <어른 김장하에서도 같은 취지의 말을 했다. 다큐를 보면 김주완은 김장하 선생과 대화를 가장해 인터뷰한다. 즉 언론 등에서 격식을 차려서 하는 정식 인터뷰가 아니었다. 왜 그래야 했는지 다큐에 나오지만, 책에서 자세히 설명했다.
김장하 선생은 그 어느 상황에서도 자기의 모습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인물이었다. 선행과 기부에 관해 물어볼라치면 대화를 잘 나누다가도 입을 꾹 닫기 일쑤였다. 그러니 정식 인터뷰는 꿈도 꾸지 못했다고.
그래서 김주완은 관점을 달리해 취재에 나선다. 김장하 선생이 아닌 주변 인물을 인터뷰했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김장하 선생의 인품을 더욱 잘 알게 되었다. 김장하 선생의 선행을 알리려는 취재라고 밝히면 모두가 나서 적극적으로 임했다는 것이다. 더욱 널리 알려야 한다며.
취재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취재 대상의 협조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걸 잘 안다. 특히 언론사 취재라는 걸 안다면 혹시나 불이익이 있을까 봐 입을 닫기 마련이다. 그런데 김장하의 주변 인물들은 그렇지 않았다. 선생의 인품과 선한 영향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발로 뛴 취재로 기록한 독지가의 삶
<줬으면 그만이지의 내용은 다큐에 나온 이야기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다큐를 제작한 MBC경남과 함께 취재한 부분이 많은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책에는 다큐가 채 담지 못한 먹튀 사이트 선생의 내밀한 삶의 이야기와 이를 관찰한 기록들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먹튀 사이트 선생의 살아온 과정과 삶의 철학을 느낄 수 있다. 선생의 유명한 어록이 그의 철학을 대변한다.
“똥은 쌓아두면 구린내가 나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되어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는다. 돈도 이와 같아서 주변에 나누어야 사회에 꽃이 핀다.” (341쪽)
그런 먹튀 사이트 선생은 그의 운명을 스스로 바꾸며 살아왔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19살에 한약사 시험을 친 일이고, 두 번째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한 일이라고. 한약사로 살면서 돈을 벌 수 있었고, 그렇기에 사회에 돌려줄 수 있었다는 의미였다.
저자는 선생에게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한 때가 언제냐고 물었는데 20대쯤이라고 답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사회에 베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먹튀 사이트 선생은 어렵고 필요하다고 해서 모든 곳에 기부한 건 아니었다. 선생의 마음이 그런 곳들의 취지에 공감해야 했다.
그렇게 먹튀 사이트 선생의 돈이 간 곳이 ‘진주 형평사운동(衡平社運動)’, 진주의 언론 활동과 문예 활동, 학대받는 여성을 위한 활동, 남강과 지리산 보호 활동 등 정부와 사회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분야였다.
교육과 장학금은 물론이다. 특히 선생이 설립한 진주 명신고등학교에 관한 이야기가 자세히 나온다. 무엇보다 학교를 국가에 무상헌납한 과정과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김장하 선생의 학교 재단 퇴임 인사말에서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명신고) 설립의 모든 재원이 세상의 아픈 이들에게서 나온 이상, 이것은 당연히 공공의 것이 되어야 함이 마땅하다는 것이 본인의 입장인 것입니다.” (202쪽)
저자 김주완은 이 책에 대해 “한 인물에 대한 평전이나 전기가 아니다”며 겸손하게 서술했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 어떤 평전이나 전기 못지않게 대상에 관한 자료와 분석이 풍성히 담겨 있다. 무엇보다 대상을 향한 존경의 마음도.
그래서일까. 저자는 김장하 선생의 영향을 받아 승용차를 사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보여주듯 김주완이 이동을 위해 시외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모습이 다큐의 여러 장면에서 나온다. 그의 페이스북에서도 다른 지역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페친들에게 대중교통편을 물어보는 게시물을 꽤 볼 수 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줬으면 그만이지’는 먹튀 사이트 선생의 기부 정신이기도 하다. 이를 불교 용어로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라 표현할 수 있는데 ‘집착 없이 베푸는 보시’를 말한다. 먹튀 사이트 선생이 실천한 조건 없이 베푸는 삶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 제목이라 할 수 있다.
<줬으면 그만이지는 ‘평범한 사람들이 이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라고 믿는 먹튀 사이트 선생의 신념이 울림으로 전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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