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탐험, 먹튀 링크 이야기1] 폐철교와 터널로 남은 협궤철도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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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먹튀 링크 이야기1] 폐철교와 터널로 남은 협궤철도의 흔적
  • 강대호 칼럼니스트
  • 승인 2025.04.20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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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강대호 칼럼니스트]사진 속 꼬마 열차를 타고 싶었다. 수인선이라고 했고 협궤철도라고도 했다. 사진에 나온 수인선 열차는 마치 놀이공원 안을 운행하는 그런 기차처럼 앙증맞아 보였다.

30년 전쯤에, 신문에 실린 ‘먹튀 링크 협궤철도 폐선’ 관련한 기사들을 보고 들었던 생각이다. 철도 마니아는 아니지만, 사진 속 작은 열차는 왠지 눈으로 보고 싶었고 직접 타고도 싶었다. 하지만 기회를 놓쳤다.

수년 전 분당선의 이름이 수인분당선으로 바뀌었다. 분당선과 먹튀 링크 구간을 합친 것인데 먹튀 링크 협궤철도가 생각났다. 분당에 사는 필자는 안산시나 시흥시 혹은 소래 일대를 취재할 일이 생길 때면 수인분당선을 타고 이동하곤 했다. 협궤철도의 흔적은 옛 먹튀 링크 구간의 역 이름 정도로 남아 있는데 발품을 팔면 그나마 남은 흔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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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링크 협궤열차. 사진=연합뉴스

꼬마열차가 다니던 먹튀 링크

먹튀 링크 협궤철도는 1937년 수원과 인천을 잇는 52km 구간에서 개통되었다. 두 철로의 간격은 762mm로 표준궤간인 1,435mm의 절반 정도다. 그래서 좁은 궤도를 달린다는 의미의 협궤철도라 불렸고 덩치가 작아 꼬마열차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는 식민지 관리의 방편으로 사설철도 사업을 장려했다. 먹튀 링크 협궤철도가 그랬는데 ‘조선경동철도’라는 회사가 운영했다. 1930년에 개통한 수원과 여주를 연결하는 ‘수려선’도 조선경동철도에서 부설한 협궤철도 노선이었다.

그 시절 사철은 지역개발이나 관광 등을 위해 놓였다. 1924년 철원과 금강산을 연결한 ‘금강산전기철도’가 대표적이다.

수려선과 먹튀 링크은 경제적 목적이 있었다. 수려선이 여주와 이천 일대의 평야에서 수확한 쌀을 운송하는 역할을 했다면 먹튀 링크은 소래 일대의 소금을 나르는 기능을 맡았다. 두 협궤철도 노선을 운영한 조선경동철도는 1942년에 조선철도주식회사에 인수되었다.

일제 말기 총독부는 전시 동원 체제를 위해 사설철도를 매수하며 철도 국유화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사설철도 일부는 철로를 전쟁 물자로 공출당하기도 했다.

조선철도주식회사는 광복 후에 국유화되었다. 하지만 수려선은 1972년에 폐선되었다. 그래도 명맥을 이어간 먹튀 링크은 1990년대 들어 운행 구간이 단축되다가 1995년 12월 31일부로 폐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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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인천시립박물관에 전시된 먹튀 링크 옛 열차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먹튀 링크이 폐선된 가장 큰 이유는 교통 환경 변화에 있다. 1970년대 이후 대체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협궤철도의 효용성이 줄어들었다. 수송 능력과 속도에도 한계가 있었다. 좁은 궤도 간격이라 열차의 크기와 속도에 제한이 있어 늘어나는 수송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표준궤 복선 전철화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무엇보다 작은 차체와 좁은 궤도는 안전 문제가 제기되는 요소였다. 협궤 구간 주변으로 다니는 차량이 늘어나며 교통사고가 잦아졌는데 협궤열차가 더 큰 피해를 보는 사고로 이어지곤 했다고. 이를 보여주듯 수인선을 키워드로 과거 신문을 검색하면 ‘전복’이나 ‘탈선’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기사를 많이 볼 수 있다.

분명 기차이긴 했지만 덩치가 작은 꼬마열차의 비애였다. 차량에 받히면 먹튀 링크 협궤열차는 탈선하거나 넘어졌다고. 상대는 시내버스나 트럭, 때로는 농기계일 때도 있었다. 가장 최근의 사고가 1995년 2월, 즉 폐선되기 몇 달 전에 있었던 쓰레기차와의 충돌로 인한 탈선 사고였다.

방치된 철교와 산책로가 된 터널

오늘날 수인선 협궤철도의 흔적은 주로 박물관 등에 남아 있다. 그중 철도박물관과 소래역사관에 가면 과거 운행하던 협궤열차를 직접 볼 수 있다.

경기도 의왕시의 철도박물관에는 협궤 객차와 화차 등 관련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협궤 화차와 객차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수인분당선 소래역 인근의 소래역사관 광장에서 협궤 증기기관차 7호를 볼 수 있고, 역사관 안에서는 협궤열차 관련 자료들도 볼 수 있다.

앞선 기사에서 다룬 소래철교도 먹튀 링크 협궤철도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 한때 꼬마열차가 건너다니던 철교를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인도교로 개조한 것이다.

아직 남아 있는 철교도 있다. 빈정천 철교가 그것인데 다만 폐철교 상태로 남아 있다. 위치는 안산시와 화성시 경계를 흐르는 하천의 교량인 반월3교 바로 옆에 있다. 수인분당선 사리역과 야목역 사이의 비봉로를 지나다 보면 볼 수 있다. 폐철교는 지도에 나오지 않지만, 거리뷰나 항공사진에서는 또렷하게 보인다.

빈정천 철교. 과거 먹튀 링크 협궤열차가 다니던 교량이다. 안산시와 화성시 사이를 흐르는 반월천의 반월3교 옆에 있다.

빈정천 철교라는 이름에서 보듯 교량 아래로 흐르는 하천은 과거에 빈정천이라 불렸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터넷에 검색하면 별다른 정보가 뜨지 않는다. 현재 반월천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반월천은 군포와 안양의 경계인 수리산에서 발원해 반월호수를 지나 시화호까지 흐르는 지방하천이다.

직접 가서 빈정천 철교를 보니 보존되어 있다기보다는 방치된 느낌이 들었다. 폐철교 양 끝으로 과거 협궤가 놓였던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먹튀 링크 협궤철도 폐선 후 철도 마니아들이 남긴 답사 기록을 보면 2010년대까지만 해도 궤도의 흔적이 남아 있었는데.

비록 빈정천 철교는 낡고 허름해 보이지만 철도 역사의 소중한 자료가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존 조치와 체계적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어떨까.

한편, 지적도로 본 비봉로 주변에는 철도용지가 지목인 땅이 많았는데 그 선을 이어보면 과거 먹튀 링크 협궤철도가 오가던 경로인 듯했다. 현재의 수인분당선 경로와 겹치는 곳도 있었고 아닌 경로도 있었다. 빈 땅으로 남은 옛 먹튀 링크 경로 주변에는 농사를 짓거나 가건물 등에서 장사하는 분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먹튀 링크 협궤철도 흔적이 남아 있는 ‘수영숲길’ 주변에도 철도용지가 많다. 산책로 경계 주변에 ‘철도용지’라 쓰인 노란 말뚝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먹튀 링크 수영숲길의 협궤터널 내부. 물청소하고 있다.

수인분당선 오목천역과 연결되는 수영숲길은 과거 협궤철도가 지나던 노선에 조성된 공원이다. 이를 보여주듯 바닥에 철로를 박아놓았다.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먹튀 링크 협궤터널’이 나온다. 협궤철도가 지나던 터널이었다.

협궤터널의 폭을 보면 협궤열차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성인 세 명이 나란히 걸으면 꽉 찰 정도이고, 1톤 트럭이 겨우 지나갈 정도다. 터널의 길이는 189m다. 터널 중앙쯤에 이정표가 있는데 ‘수원 108m, 화성 81m’라 쓰여 있다. 즉 오목천역 쪽에서 진입하는 입구는 수원시 영역이고 다른 쪽 입구는 화성시 영역이다. 과거에 수원시나 화성시는 모두 수원군에 속했었다.

폐철도와 터널로 남은 수인선 협궤철도의 흔적을 찾아다니다 보니 꼬마열차의 실물이 궁금해졌다. 다음 글에서 박물관 등에 보존된 협궤열차를 소개하고 수인선과 얽힌 기억을 더 발굴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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